지역과 문화,그리고 기후 등에 따라 장법(葬法)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장법은 그 시대의 과학과 접목돼 이어져 왔다. 지금까지
8가지 장법이 전해지고 있다.
첫째,가장 흔한 것으로 시신을 땅이나 굴속에 묻는 매장을 들 수 있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광범위하게
전해지고 있는 장법이다. 둘째,시신을 불에 태워 장사하는 화장이 있다. 전염병 등으로 사망한 사람이나 전쟁터에서 다수의 시신을 위생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선택된 장법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화장은 도량이 넓은 승려를 대상으로 품격 있게 치러지는 장법이기도 하다.
셋째,화장에 사용할 수 있는 나무를 구하기 어려운 고원지대 등에서 시신을 독수리들이 뜯어먹도록 하는 조장이 있다. 도끼나 칼로
시신을 토막내고 머리를 부숴 새들이 살과 골을 잘 파먹도록 하는 장법으로 천장이라고도 한다. 시신을 땅에 묻기 어려운 얼음으로 뒤덮인 극지방이나
티베트 등지에서 지금도 행해지는 장법이다.
넷째,시신을 관에 넣고 깎아지른 절벽이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 암벽 등에 걸쳐놓는
풍장이다. 중국의 무이산(武夷山)이나 신농계(神農溪) 절벽 등에서 간혹 목격되는 장법이다. 다섯째,흐르는 강물에 시신을 처리하는 수장이다. 물은
모든 사물을 정화시킨다는 이른바 물의 정화사상이 장법에까지 이어진 것이다. 영혼의 정화,그리고 그것의 자유로움을 사자에게 부여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장법이다.
여섯째,고대 이집트에서 수천년 동안 행해졌던 미라를 들 수 있다. 영원히 살기를 원하는 바람과 죽은 자가 언젠가는
다시 부활할 것이란 믿음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미라를 만든 방법은 매우 과학적이었다. 먼저 죽은 자의 콧구멍을 통해 골수를 뽑아내고
방부제인 몰약과 향으로 채운다. 그리고 개복한 후 내장 등을 꺼낸 뒤 그 공간에 향 재료를 채운다. 이어서 시신을 천연 탄산소다로 깨끗이 씻고
천으로 닦아 말린 뒤 온몸에 고무 진액을 바른다. 마지막으로 세마포로 싸서 관속에 넣는데 여기까지 최소 40일이 소요된다.
영국
브리스톨대학 리처드 에버세드는 이집트인들이 박테리아가 시신(미라)에 침투하는 것을 막고 외부로부터 수분을 차단하기 위해 몰약과 향 등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 천연 탄산소다로 씻는 것은 시신을 부패하게 만드는 미생물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그런 후 몸이 부패되지 않고 형체가 고스란히
유지되도록 고무 진액을 온몸에 발랐다.
일곱째,시신이 썩지 않고 생전의 모습과 동일하게 처리하는 엠바밍(embalming)도 있다.
혈액 대신 방부제를 주입해 시신을 영구적으로 보존하는 기술이지만 이것도 장법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사자를 숭배하는 방법으로 사자의 생전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처럼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란 데서 비롯됐다. 시신에 메이크업을 하고 혈관에 방부제를 주입,생전 모습 그대로
보존하는 방법이다. 엠바밍으로 보존된 사자들은 레닌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 등 8명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냉동법이다. 미라나 엠바밍과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나 만드는 방법은 전혀 다르다. 훗날 복제기술이 발달하면 다시 부활,세상을 활보하겠다는 생전의 유언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최초의 냉동인간은 미국의 심리학자 제임스 베드퍼드 박사로 알려졌다. 장법은 인간의 영생에 대한 욕구를 투명하게 반영하는
거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인류의 이같은 염원에도 불구하고 미라가 살아났다거나 엠바밍이 부활했다거나 냉동인간이 해동돼 벌떡 일어난 적은
한번도 없다. 성서가 말하는 부활은 그런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병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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