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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적 장례문화 (1) 장례방법은 부활과 무관… 매장 강요안해

공 상희 2006. 6. 28. 09:41
성서적 장례문화 (1) 장례방법은 부활과 무관… 매장 강요안해


죽은 자에 대해 이별을 고하는 방법은 사람의 성향과 사회적 관습,종교적 이념 등에 따라 현저하게 다르다. 장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크리스천들에게 요구되고 있다.

기독교적 장례문화의 모델을 모색키 위해 ‘장례에 대한 교회사적 고찰과 루터의 장례식 설교에 관한 소고’(김문기 교수·평택대 신학과)라는 논문과 성서신학자들의 주장을 기초로 성서적 장례문화의 의미를 조명했다.

장례문화의 중심에는 죽음과 부활 사상이 자리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두 사상이 장례문화를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죽음에 대한 의미와 영원한 삶을 꿈꿨던 부활에 대한 열망이 장례문화의 형태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서에 나타난 장례문화는 어떤 것일까? 미라와 동굴 매장이 주를 이룬다. 구약시대 대표적인 미라는 야곱과 그의 아들 요셉이다.

야곱이 늙어 죽음을 맞이할 때 그는 아들 요셉에게 유언으로 남긴다. “나는 곧 죽을 것이다. 내가 죽으면 조상들이 계신 헷 사람 에브론의 밭에 있는 동굴에 나를 묻어 다오”(창 49:29·쉬운성경)

야곱이 죽자 요셉은 아버지를 미라로 처리해 장례를 치렀다. “그 수종의사에게 명하여 향 재료로 아비의 몸에 넣게 하매 의사가 이스라엘에게 그대로 하되 사십 일이 걸렸으나 향 재료를 넣는데는 이 날 수가 걸림이며 애굽 사람들은 칠십 일 동안 그를 위하여 곡하였더라”(창 50:2∼3)

아버지를 미라로 만들어 장사지냈던 요셉 역시 110세를 향유하고 죽을 때 이렇게 유언했다. “하나님이 너희를 권고하시고 너희를 이 땅에서 인도하여 내사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신 땅에 이르게 하시리라 하고…너희는 여기서 내 해골을 메고 올라가겠다 하라 하였더라”(창 50:24∼25)

이후 요셉의 시신은 미라로 처리됐다. “그들이 그의 몸에 향 재로를 넣고 애굽에서 입관하였더라”(창 50:26)

이집트에서 왕이나 귀족들에게 행해졌던 미라 장례문화는 당시 이집트의 총리를 지냈던 요셉과 그의 아버지 야곱에게도 적용됐다. 파라오 왕조 시대에 미라를 만들었던 것은 왕이나 귀족에 대한 특별한 대우 차원에서 비롯됐다. 뿐만 아니라 영원히 죽지 않고 살고자 했던 열망에 대한 이방 종교의 배경도 짙게 깔려 있다는 것이 성서신학자들의 설명이다. 야곱과 요셉의 장례는 당시 귀족층에서 엿볼 수 있었던 미라 방식에 의해 치러졌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약속의 땅 가나안을 바라보며 그곳에 묻히기를 바라고 유언했던 것이다.

이에 앞서 야곱의 조상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고향을 떠나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이주해 살다가 127세를 향유하고 죽은 아내 사라를 야곱이 묻힌 에브론 밭의 동굴인 막벨라 굴에 매장했다(창 23:15).

이 동굴에는 사라 뿐만 아니라 아브라함과 아들 이삭,리브가 등 직계 존?비속과 방계가 함께 매장됐다. 우리의 가족묘 개념과 비슷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다소 차이가 있다. 동굴 안으로 들어갈수록 열조 중 시조의 유골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유골의 근처에 각각의 열조가 위치하고 있다. 동굴 문에서 가까울수록 열조의 순위가 낮으며 통상 유골을 흙으로 덮는 것이 아니라 관에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동굴 매장의 특징이다.

신약에서도 이스라엘 백성은 대체로 동굴 매장에 의한 장례문화를 선호했다. 예컨대 마리아와 마르다의 오빠인 나사로가 죽었을 때 시신을 굴에 두고 돌로 입구를 막아 장사했다(요 11:38).

그리고 나사로가 죽은 후 나흘이 지났을 때 예수께서 찾아와 무덤의 돌을 옮기게 한 뒤 나사로에게 나오라고 외쳤다. 무덤 속에서 예수의 음성을 듣고 일어나 나온 나사로의 모습은 당시 동굴 매장 문화를 엿보게 한다. 얼굴은 수건으로 싸여 있었으며 수족은 베로 동여매어 있었기 때문이다(요 11:44).

신약에서는 이처럼 시신을 베로 감싸고 동굴에 넣은 후 입구를 막아 매장했던 것이다. 이런 문화는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후 아리마대 요셉에 의해 장사지낼 때에도 사용됐던 매장 방법이다(마 27:59∼60).

그렇다면 성서에는 미라나 동굴매장법 외 다른 장법은 없었을까? 이스라엘의 초대 왕이었던 사울과 그의 아들들이 전쟁에서 전사했을 때 야베스 사람들은 그들의 시신을 불사르고 뼈를 가져다가 야베스 에셀 나무 아래 장사지냈다(삼상 31:12∼13)는 기록이 등장한다. 화장을 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죽은 사람을 장사 지낼 친척이 와서 화장하기 위해 시체들을 집 밖으로 내가며…”(암 6:10)

이처럼 미라나 동굴 매장 외에 화장 문화도 등장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성서 어디에도 매장을 고집하거나 다른 방법에 의한 장례를 강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육체의 부활이 장례 방법과는 전혀 무관하기 때문이다. 어떤 형태의 장법을 사용하든 육체는 흙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창 3:19)는 것이 성서의 단호한 입장이다.

동굴 매장이든 토장이든 화장이든 미라든 어느 형태의 장법에 따른 시신도 결국 한 줌 흙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시신의 손상 여부가 혹시 부활과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란 판단은 그야말로 신학과 과학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여진다.

◇도움말 주신 분 △김영호 연구원(한국표준과학연구원) △김문기 교수(평택대 신학과) △박두환 교수(나사렛대 신학과) △박종수 교수(강남대 신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