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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의 구성단위로서,대사물질로서 가장 중요한 물질은 두말할 나위없이 단백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생화학자들은 “단백질이 없는 생명은 없다”라고 말한다. 세포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명현상에 직접 관여하는 물질이 바로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생명을 지탱하는 단백질을 뜻하는 영어의 프로테인(protein)은 그리스어 프로테이오스(proteios)에서 유래됐는데 이 또한 ‘중요한 것’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형질이 다른 것은 다양한 단백질의 특성 때문이다. 따라서 생명체의 구성물질에 대해 역추적하면 종착점은 단백질에 이르게 된다. 그렇다면 단백질 하나가 저절로 만들어질 수 있는 확률은 어느 정도일까? 단백질이 저절로 만들어질 수 있는 확률이 비교적 낮다면 생명체는 화학적 진화를 통해 이뤄졌음을 뜻한다. 반면 그것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낮으면 생명체는 결코 화학적 진화를 통해 이뤄진 것이 아님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만들어지는데 자연상태에는 100개 이상의 아미노산이 존재한다. 이중 20여개의 아미노산만이 단백질 합성에 이용되는데 이를 천연 아미노산이라고 한다. 천연 아미노산은 비록 20여종밖에 되지 않지만 이들의 배열순서에 따라 만들어지는 단백질은 수백∼수만 개에 이른다. 아미노산의 배열 순서는 제멋대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세포내에서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세포핵 속의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에 의해 아미노산의 배열순서가 정해진다. 그러니까 20여종의 아미노산 배열 순서는 철저하게 DNA 정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아미노산이 서로 연결되는 것을 펩티드 결합이라고 하는데 단백질은 아미노산들의 펩티드 결합인 폴리펩티드가 둘,또는 그 이상 모인 집합체가 되는 것이다. 아미노산의 폴리펩티드 결합의 단순 배열 순서를 가리켜 단백질의 1차 구조라 부른다.
만약 아미노산이 30개 연결된 1차 구조를 지닌 특정한 단백질이 있다고 가정하면 그 단백질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얼마나 될까? 계산하기 쉽게 천연 아미노산을 20종으로 잡으면 20가지의 색구슬 30개가 아무렇게나 연결될 경우의 수에 해당하기 때문에 20의 30승 즉,10의 39승에 달한다. 10의 39승개의 다양한 단백질이 만들어진다는 계산이다. 따라서 이 단백질이 저절로 즉,우연히 만들어질 확률은 10의 39승분의 1이다.
나아가 아미노산이 100개 연결된 1차 구조를 지닌 특정한 단백질이 있다면 그 단백질이 만들어질 수 있는 총 경우의 수는 20의 100승에 달한다. 대략 10의 130승에 해당한다. 이 단백질 역시 우연히 만들어질 확률은 10의 130승분의 1이다. 이와 관련,수학자 카플란은 “생명체의 생성 확률이 10의 130승분의 1이라면 생명은 생명을 주는 자 없이는 결코 생겨날 수 없다”고 이 확률값에 대해 설명했다.
이런 확률값에 근거해 지구상에서 가장 단순한 것으로 알려진 PPLO라는 대장균이 저절로 만들어질 확률은 어느 정도나 될까? 이 대장균은 625개의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PPLO가 가지고 있는 1개의 단백질이 저절로 만들어질 확률은 10의 114승분의 1(중간 단계의 계산을 생략해 얻은 값)이다. 결국 PPLO가 저절로 만들어질 확률은 10의 114승분의 1에 다시 625승을 해야 하므로 10의 7만1250승분의 1이다. 이런 낮은 확률값으로 과연 단백질이 저절로 만들어질 수 있으며 특히 가장 단순한 생명체인 PPLO 균이 저절로 탄생할 수 있을까?
서양에서는 최대로 큰 수를 의미할 때 구골플렉스라 하며 이것은 10의 100승을 말한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상상할 수 없는 큰 수라는 상징적 표현으로 쓰인다. 동양에서 큰 수를 가리킬 때 통상 무량대수(無量大數)라고 하는데 이것도 고작 10의 68승에 불과하다. 인도의 갠지스 강 모래알 개수를 뜻하는 항하사(恒河沙)도 10의 52승 정도다. PPLO 균에서 단백질 하나가 저절로 만들어질 확률이 10의 114승분의 1,그리고 그 대장균이 역시 저절로 만들어질 확률이 10의 7만1250승분의 1이라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존재 불가능한 수임을 말해주고 있다.
시편 기자는 여호아를 찬양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적고 있다. “그것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할 것은 저가 명하시매 지음을 받았음이로다”(시 148:5) 그리고 그 기자의 고백은 이렇게 이어지고 있다. “눈을 열어서 주의 법의 기이한 것을 보게 하소서”(시 119:18)
◇도움말 주신 분 △이정자 교수(연세대 수학과) △이웅상 회장(한국창조과학회·명지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