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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적 음식문화 (2) 신약시대 들어서 정결

공 상희 2006. 6. 28. 09:28
성서적 음식문화 (2) 신약시대 들어서 정결


유대인들은 구약시대의 규례(레 11장)에 따른 음식법(kosher)을 준수함으로써 자신들의 종교적 정결을 유지하고자 노력했다. 그들은 음식을 정결한 것과 부정한 것으로 구분 짓고 정결한 것만 취했다. 부정한 것까지 자유분방하게 먹었던 이방인들과 식탁교제를 나눈다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했다. 이방인과 식사하는 행위를 율법을 어기는 것으로 인식했던 당시 유대인의 종교적 관념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신약에 들어와 교회내 이방인들이 증가하면서 음식 문제는 양 진영간 적지않는 걸림돌로 등장한다. 그러나 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는 유대인이었지만 구약 즉,유대인의 음식법을 따르지 않았다.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음식이 율법 준수의 기준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예수는 세리 마태를 제자로 부르신 후 그의 집에서 동료인 세리들,그밖의 다른 죄인들과 식사를 함께 한다(마 9:9∼13,막 2:13∼17,눅 5:27∼32). 그러자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바리새인들이 예수의 제자들에게 항의한다. “어찌하여 너의 선생은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잡수시느냐”(마 9:11)

여기서 죄인이란 표현은 유대 율법에 어긋난 삶을 사는 사람들을 총칭하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바리새인들은 율법을 어기면서 사는 더러운 자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은 율법을 거스르는 행위이고 이스라엘의 선생으로서 올바른 처신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예수의 답은 단호하기 그지 없다. 그리고 세리와 죄인들과의 식사를 오히려 이렇게 변호했다.

“건강한 자에게는 의원이 쓸데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마 9:12)

둘째,메시아가 도래한 새로운 시대에는 음식과 관련된 모든 성문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수의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 일로 인해 바리새인들과 논쟁하는 장면(마 15:1∼20)은 ‘비유와 직설의 꽃’으로 평가된다. 음식에 대해 예수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에게 이렇게 반문한다.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은 배로 들어가서 뒤로 내어버려지는 줄을 알지 못하느냐”(마 15:17)

동일 사건에 대해 마가는 더 사실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음식은) 마음에 들어가지 아니하고 배에 들어가 뒤로 나감이니라”(막 7:19) 그리고 예수는 “모든 식물은 깨끗하다”고 선언했다고 기록했다. 예수의 이같은 발언은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에서 음식문제로 형성돼 있던 거대한 장벽을 허물어버린 일대 ‘혁명적 선언’이 아닐 수 없다. 공관복음 중에서 마가복음에만 등장하는 이 구절은 이방인들로 구성된 마가의 공동체에 매우 시의적절한 교훈으로 분석된다. 특히 마가의 기록은 메시아의 도래로 시작된 새로운 시대의 특징을 제대로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셋째,신약시대는 구약의 규제에 더 이상 제약을 받지 않는 복음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베드로의 환상(행 10:12)은 이에 대한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베드로가 배가 고파 무엇이라도 좀 먹었으면 하던 차에 사람들이 음식을 준비하고 있던 중 환상을 본 장면은 음식문제로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해답을 주기에 충분하다.

“하늘이 열리며 한 그릇이 내려오는 것을 보니…각색 네 발 가진 짐승과 기는 것과 공중에 나는 것들이 있었는데…”(행 10:11∼12)

이때 베드로에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다.

“베드로야 일어나 잡아먹으라”(행 10:13)

베드로는 이를 거역했다. “주여 그럴 수 없나이다 속되고 깨끗지 아니한 물건을 내가 언제든지 먹지 아니하였삽나이다”(행 10:14)

재차 명령이 이어진다. “…하나님께서 깨끗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행 10:15)

‘하나님께서 깨끗게 하신 것을 속되다’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느냐라는 뉘앙스가 짙게 깔려 있다. 오히려 베드로에게 주의를 촉구한 것이다. 구약의 까다로운 음식법은 이렇게 종지부를 찍었다. 결과적으로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은 선하다”(딤전 4:4)는 것이며 따라서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다”는 것이 문화적 환경적 요인을 뛰어넘어 인류에게 전해주는 음식문제의 성서적 결론이라 할 수 있다.

◇도움말 주신 분 △김경진 교수(천안대학교 기독신학대학원) △김영호 연구원(한국표준과학연구원 유기분석 그룹)

남병곤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