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이 빼곡하게 차 있는 밤하늘은 찬란하게 빛나지 않고 오히려 어둡다. 이것이 ‘올버스의 패러독스’다. 독일의 천문학자이며 의사인 올버스의
‘밤하늘의 투명도에 대하여’라는 논문에서 유래된 말이다. 우주 공간이 무한하고 그 공간 속에 균일하게 분포된 항성의 평균 광도가 장소에 관계
없이 같다고 가정하면 밤하늘은 무한히 밝고 빛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패러독스다. 이런 올버스 패러독스는
정상상태우주론(지난달 14일자 33면 참조)의 옛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우주 공간과 시간이 무한하다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 그래서 빅뱅우주론이 등장하기 전까지 한동안 천문학의 난제였다. 그러나 빅뱅우주론의 등장으로 ‘밤하늘은 왜 어두운가’에 대한
설명이 가능해졌다. 패러독스가 풀린 것이다.
우주의 나이가 무한한 것이 아니고 빅뱅 순간부터 현재까지 유한한 값을 가지기 때문에
밤하늘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밤하늘이 어두운 것은 태양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는 우주 나이의
유한성 때문이다.
아득히 먼 곳의 별을 본다는 것은 과거 그 별에서
출발했던 빛을 보는 것이다. 우주의 나이가 대략 120억년으로 유한하기 때문에 120억년보다 더 먼 별은 볼 수 없다. 볼 수 없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별의 전체 수는 우리로부터 특정 거리 이내에 있는 것들로 한정된다. 유한한 별만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무한한 별을 볼 수 있다면 밤하늘은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 무한한 별을 보기 위해서는 우주의 나이가
무한해야 한다. 하지만 우주의 나이는 유한하기 때문에 전체 별들도 유한하며 우리가 볼 수 있는 별 또한 유한하고 따라서 밤하늘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밤하늘은 어둠으로써 우주의 나이가 유한하다는 것을 인간에게 이렇게 전하고 있다.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언어가 없고
들리는 소리도 없으나 그 소리가 온 땅에 통하고 그 말씀이 세계 끝까지 이르도다”(시 19:2∼4)
남병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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