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유통하는 나눔마켓
(2006년 11월 12일 감자탕교회 이야기 전도지 1면)
우리 안에 장애인 가장이나 모자가정의 가장으로 힘겹게 살고 있는 형제 자매들이 있습
니다. 이들은 늘 우리 마음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들이 안정되게 살아갈 생활 터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을 위해 기도하다 교회가 한 번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
각을 했습니다. 장로님들과 기도하며 하나님의 지혜를 구했습니다. 이들의 입장이 되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보았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 중에 생각한 것이 성도들이 집
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기증 받아 이들로 하여금 이것을 판매해 생활하게 하면 어떨
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그만 가게를 하나 얻어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
니다.
몸 안에 있던 생각이 오래되면 몸 밖으로 나옵니다. 2006년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이
생각들이 몸 밖으로 뛰어 나왔습니다. 이 가을에 사랑하는 성도들이 드릴 추수감사헌금
으로 조그만 가게 두 개를 얻었습니다. 이 가게 이름을 뭘로 할까 하다 이전에 하나님이
마음에 담아주셨던 나눔마켓이란 이름을 쓰기로 했습니다. 원래 나눔마켓은 이것과는
조금 다른 컨셉의 나눔 아이디어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추수감사절에 나눔마켓 1호와 2
호가 문을 엽니다.
나눔마켓 1호는 우리교회 옆에 있는 도봉한신아파트 상가 1층 8평을 500만원 보증금
에 월세 30만원에 얻었습니다. 점장은 이기명형제(45세)입니다. 지체장애1급입니다. 휠
체어에 의지해서 살고 있습니다. 다리는 사용할 수 없지만 그래도 손을 사용할 수 있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는 믿음의 형제입니다. 지난 주일 형제에게 처음으로 나눔
마켓 계획을 교회가 갖고 있다고 말해주고 본인 의사를 물었습니다. 놀랍게도 그 형제
도 오래전부터 그걸 꿈꿨답니다. 물건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곳이 없어서 실행에 옮기
지는 못했다면서 많이 좋아했습니다. 하나님이 이쪽 저쪽에 다 감동을 주신 것 같이 느
껴져 마음이 좋았습니다. 감사하게도 비장애인 자매 가운데 한 분이 그 형제와 같이 하
기로 했습니다.
나눔마켓 2호는 상계1동 노원교 건너편에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있는 도봉동에서 노
원교를 건너면 왼쪽으로 새로 생긴 설렁탕집 옆에 있는 작은 가게입니다. 200만원 보증
금에 월세가 20만원입니다. 시설비를 170만원 주었습니다. 점장은 김명희자매(41세)입
니다. 두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가장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중에도 씩씩하게 교회가 마
련해준 사랑의 집에서 잘 살고 있습니다. 요즘 비정규직으로 하던 대형마트 판촉 사원
일이 수입이 너무 적어 그만두었답니다. 아이들은 점점 커가는데 그 수입으로는 생활할
수가 없어 다른 일을 알아보는 중이었답니다. 자매가 눈물을 글썽이며 이런 사랑을 받아
도 되냐고 물었습니다.
나눔마켓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름다운 가게와 비슷합니다. 다만 차이는 아름다운
가게는 그곳에서 얻어지는 수익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습니다. 나눔마켓은 그 수익이 어
려운 이웃의 생활비가 됩니다. 나눔마켓에서 얻은 수익 모두가 그 마켓을 운영하는 장애
인 가정이나 모자 가정의 생활비가 됩니다. 그렇다고 무한정은 아닙니다. 한 달 수익 상
한선을 정했습니다. 가장 1명을 100만원으로 하고 부양가족 한 명 당 50만원을 추가하
도록 했습니다. 수입이 이렇게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할 일이 있습니다. 집이나 사업장에서 나눔마켓으로 흘려보낼 물건들
을 찾는 겁니다. 직접 나눔마켓으로 가져다 주셔도 좋습니다. 예배를 드리러 올 때 가지
고 와도 됩니다. 노란 조끼를 입은 천사들이 이 일을 섬길 것입니다. 기업이나 유통업체
에 기증을 해주십사 부탁도 드려볼 생각입니다. 기증을 해주면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에
서 접수해 기부금납입영수증을 발급하고 나눔마켓으로 전달합니다. 나눔마켓용으로 기
증된 물품만 나눔마켓에서 사용하겠습니다. 우리 구호창고에 이미 기증되어 있는 와이
셔츠와 같이 해외에서 나누어 달라는 조건부 기증품은 늘 하던 대로 기증하신 분의 뜻대
로 해외에서만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