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마음도 내가 믿지 못할 때가 있다
재미있는 얘기가 있습니다. 공자에게 안회라고 하는 제자가 있었습니다. 그 제자가 32살로 세상을 떠날 때에 공자는 너무 마음이 아파서 하늘이 나를 버렸다고 땅을 치며 울었다고 합니다. 바로 그 사랑하는 제3자와 함께 있을 때의 일입니다. 먼 길을 여행하는데 양식을 구하지 못한 공자 일행은 근 일주일이나 굶었습니다. 안회는 사방에 다니면서 식량을 구해와 밥을 지었습니다. 그 냄새가 너무도 좋아서 공자는 안회가 밥을 짓는 곳에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안회가 솥뚜겅을 열더니 속으로 ‘아, 이럴 수가 있나? 아무리 배가 고파도 그렇지. 내가 인의예지를 그토록 가르쳤는데 제가 먼저 먹어?’라며 마음이 몹시 상했습니다. 그래서 은글슬쩍 그런 내색을 비추었습니다. 이를 눈치챈 안회는 공자에게 말했습니다. “제가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솥뚜껑을 열고 보니까 얻어온 쌀이라서 그런지 수수가 몇 알 섞여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밥을 스승님께 드릴 수도 없고, 버리자니 아깝고 해서 제가 그것을 골라 먹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공자는 얼마나 민망하고, 부끄럽고, 괴로웠는지 모릅니다. 그 때에 그는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사람의 눈은 믿을 수 있는 것이지만 때때로 믿어서는 안될 때가 있다. 또 마음을 의지하고 살지만 내 마음도 내가 믿지 못할 때가 있다. 아니, 믿어서는 결코 안될 때가 있다.” 잊지 말 것입니다. 무엇이 그렇게 내 의견은 옳고 남의 의견은 틀렸다는 것입니까? 믿을 만한 눈도 믿을 것이 못될 때가 있습니다. 내 판단, 내 지식, 내 마음도 더더욱 믿을 수 없을 때가 있기에 온유한 마음으로 행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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