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겨자씨의 꿈(마13:31-32/막4:30-32/눅13:18-19)
작은 겨자씨의 꿈(마13:31-32/막4:30-32/눅13:18-19)
비가 개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고 맑았어요.
두 손을 활짝 펴들면 금세라도 푸른 물빛이 묻어날 것 같이 뭐예요?
멀리 게네사렛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그 아래의 채소밭에는 여러 가지 씨앗들이 뿌려져 있었어요.
"아, 이 젖은 흙 좀 봐. 참 부드럽구나. 으응, 그런데 네 이름이 뭐니?"
"으응, 난 아니스야."
"아니스?"
"그런데 너는 누구니?"
"응, 나는 우슬초야. 그리고 저쪽에 있는 피키란다. 또 있어. 박하도 있다!"
"그리고 보니 이번에는 친구들이 참 많아서 좋구나!"
"그러게 말이야."
이렇게 여러 가지 씨앗들이 한창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마침 그때였어요.
어디선가 무슨 소리가 들려 왔어요.
"얘들아, 나도 여기 있단 말이야."
"으응? 참 이상하다. 어디서 무슨 소리가 들려온 것 같은데, 누구지?"
"여기야, 여기..............."
부드럽게 젖은 흙 속에서 한참동안 이야기하던 씨앗들이 눈을 커다랗게 뜨고 여기저기 휘둘러보았어요.
"아~니. 얘들아 저길 봐. 아주 작은 씨앗이 있어. 그런데 작은 씨앗, 너는 누구니?"
"으응, 난 겨자씨야."
"에~게. 무슨 씨앗이 이렇게 작니? 잘 보이지도 않는데 말이야. 너희들도 그렇지?"
"정말 작은 씨앗이구나. 그런데 네게서 나올 새싹은 금세 시들어 버리고 말 아주 작은 풀잎이겠지?"
박하 씨앗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어보았어요.
"아니야, 난 결코 작지 않아. 너희들이 지금 나를 잘못 알고 있어!"
"이렇게 잘 보이지도 않는데 작지 않단 말이야?"
"그래, 박하 씨앗의 말이 맞았어. 어쨌건 저리 비켜. 우리와는 상대도 되지 않을 만큼 작은 모습으로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겠니?"
겨자씨는 참 답답하기만 했어요.
아무도 알아주질 않았던 거예요.
"지금은 이렇게 작은 씨앗이지만 그래도 나는 생명이 있단 말이야. 그리고 어디 그 뿐인 줄 아니? 나에겐 너희들이 깜짝 놀랄만한 큰 꿈이 있어."
"꿈이라고? 무슨 작은 아기의 말이야?"
피키는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겨자씨를 바라보았어요.
"으응, 그건 말이야. 내가 이 다음에 크게 자라면 너희들보다, 또 그 어느 채소들보다도 더욱 키가 커질 거야. 노랗고도 예쁜 꽃을 피울 그런 꿈 말이야. 어디 그 뿐인 줄 아니? 나의 가지는 높고 넓게 자라서 여러 가지 새들이 날아와서 앉을 수가 있단다."
"아하! 작은 씨앗이 참 큰 꿈을 가지고 있구나. 그렇지! 네 말이 맞아. 아무리 작은 씨앗이라도 살아 있으면 반드시 싹이 돋고 열매를 얻을 수 있을 거야."
우슬초 씨앗은 그제서야 겨자씨의 뜻을 알아차리곤 웃어 주었어요.
"그런데 우슬초, 넌 어떤 꿈을 가지고 있니?"
"으응, 난 말이야 더러운 것은 아주 싫어. 그래서 이 다음에 내가 세상에 나가면 모든 것을 아주 깨끗하게 씻어 주는 일을 하고 싶어."
"그러고보니 네가 갖고 있는 꿈도 무척 귀한 것이구나."
"그래 맞았어."
이렇듯이 여러 가지 씨앗들은 햇빛도 받아 마시고, 하늘처럼 맑은 이슬도 받아 마시고, 또 땅속의 좋은 것들을 먹으며 것들을 먹으며, 씨앗의 단단한 껍질을 벗고 나왔어요. 그리고 실날처럼 가느다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어요.
꽃잎처럼 노오란 새싹이 되어서 바람결 따라 자라나게 되겠지요.
그래요.
씨앗속의 모든 생명들은 각기 자기의 모습대로 자라났어요.
어느 날이었어요.
모든 채소들이 또 나무들이 부러운 듯이 겨자나무를 올려다보기 시작했어요. 어느새 늠름하고 멋진 모습으로 자라난 겨자나무가 말했어요.
"얘들아, 처음의 시작은 작지만 보다 큰 꿈, 그리고 살아있는 꿈을 가지고 있다면 영원한 것을 가질 수가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