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받은 그 이후
복 받은 그 이후
에스더 4장 14절
예로부터 사람들은 복 받기를 소원합니다. 그래서 수저에도 '복(福)'자를 새기고 사람 이름에 '복'자를 붙이기도 합니다. 복을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을 것입니다. 아마 복 받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다 보면 하나님께서 복을 주신 것과 장차 주실 것에 대한 약속이 기록돼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신앙인들은 복에 관한 말씀을 새기면서 자신이나 자녀들을 축복해 달라고 기도를 많이 합니다.
신앙인들도 복에 대한 말씀을 좋아합니다. 자신의 자녀가 성장해 훌륭한 대학에 들어가도록 기도를 부탁합니다. 왜냐고 물어보면 그래야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좋은 배필을 만나 행복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때마다 저는 부모님께 묻습니다. "그 이후에는요?"
본문에서는 이런 질문에 대해 명확하게 대답하고 있습니다.
모르드개가 하만에게 미움을 받아 유대민족 전체가 죽음의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모르드개는 옷을 찢고 굵은 베를 입고 재를 뒤집어 쓰고 성중에 나가서 대궐 문 앞까지 이르러 대성통곡합니다. 에스더가 시녀를 보내 옷을 입고 눈물을 그치게 하지만 거절합니다. 에스더는 다시 내시 하닥을 보내어 연유를 물으니 모르드개는 사정을 설명하고 왕에게 민족을 구해달라고 부탁하지만 에스더는 왕궁의 예법을 들어 어렵다고 대답합니다. 이 때 모르드개의 말 한마디가 가슴을 시리게 합니다. "당신이 왕후의 위를 얻은 것이 이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아느냐"(에스더 4:14) 모르드개의 준엄한 꾸지람은 에스더가 왕후가 된 것으로 그녀의 인생이 다 된 것이 아니라 왕후라는 직책을 주신 목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할 수만 있으면 많은 축복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복을 받은 이후입니다. 아쉬울 때는 죽기로 하나님께 매달려 복 주기를 애원하지만 정작 복을 받은 뒤엔 나 개인만 생각한다는 점이 문제인 것입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축복받은 것은 기쁜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축복해주신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과 상관 없이 나 개인만 생각한다면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죄를 범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허락하신 복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늘 생각하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복'이 돼야 할 것입니다.
송시웅 목사(전주 성도순복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