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셋마네기도
마가복음 14장 32∼42절
며칠 전 신문에서 매우 훌륭한 분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전남 장성군에 가면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의 큰 편백나무 숲이 있다고 합니다. 자연림이 아니라 인공림인데 임종국 선생이 1956년부터 76년까지 혼자 569㏊에 삼나무와 편백나무를 심어서 이룬 숲이라는 것입니다. 임 선생은 나라 전체에 가뭄이 들었던 1968년에는 물지게로 500m 아래에서 물을 길어다가 나무들을 돌보았다고 합니다. 감탄과 존경의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그분의 실천을 자기부정(Self-denial)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은 열매를 볼 수 없는 일을 나라와 후손을 위해 결단한 것이야말로 자기를 부정하지 않고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고난 기간에 우리가 묵상해야 할 은혜와 연결됩니다.
십자가 고난을 앞두고 예수님은 겟세마네 동산으로 올라가셨습니다. 겟세마네의 기도에는 고통과 두려움으로 괴로워하신 예수님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 있습니다. “내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제자들에게 토로하셨습니다. 주님은 겟세마네 동산에서 땀방울이 핏방울이될 정도로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도 우리처럼 고통을 받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고통을 아시는 구원자가 되신 것입니다.
겟세마네의 기도가 왜 중요할까요? 첫째,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원합니다”고 고백하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괴롭고 두려웠지만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기를 결단했습니다.
둘째, 기도에서 예수님은 하나님을 “아바”라고 부르셨습니다. 이것은 특별한 의미입니다. 신약성서 시대의 통용어는 아람어였는데 아바(Abba)는 아람어로 ‘아빠’입니다. 제 딸이 저를 그렇게 부르듯 아주 친근한 호칭이 ‘아바’입니다. 주님은 고통스럽고 슬픈 순간에도 친근한 아빠로서 하나님이 우리 곁에 계심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셋째, 겟세마네의 기도를 통해 예수님은 십자가를 능히 질 힘을 얻었습니다. 제자들은 잠을 쫓지 못했습니다. 제자들의 기도 협력을 받지 못한 예수님은 기름을 짜내듯 힘을 다한 기도를 통해 새 힘을 얻었습니다.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 힘을 얻는 길이며 나를 부정할 수 있는 능력을 얻는 통로입니다.
하나님에게 무엇을 얻어내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를 이미 아십니다.
우리를 축복하십니다. 고난주간에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도록 나를 부정할 수 있는 힘을 얻기 위해 기도하기 바랍니다.